Intro..
서울 고등학생의 절반은 전자사전 가지고 있다는 통계가 보고되었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전자사전의 보유 비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학생들은 편리성, 사전의 종수, 다양한 기능 등을 선호하여 많은 사전을 포함하면서 MP3 나 컬러 화면, 터치 화면을 적용하는 것이 2005년의 트랜드처럼 흘러왔다.
이러한 전자사전 시장에서 몇몇 거대한 산맥 중 하나인 카시오(CASIO)사는 최근 시대의 흐름을 타지 않고 여러가지 부가 기능을 없앤 전자사전 기능에만 충실한 EV5500 을 출시하였다. 경쟁하는 여러 업체들이 컬러 화면에 터치스크린, MP3, PMP 기능을 구겨 넣으며 점점 똑똑한 기기를 만들고 있는 시점에서 왜 카시오는 거꾸로 간 것일까. 다기능, 멀티미디어를 지향하고 있는 시대에 왜 단기능, 텍스트만을 지원하는 제품이 등장하였을까? 과연 어떠한 생각이 담겨있는 것인지 제품을 살펴보며 그 이유를 살펴보자.
1. EV5500 의 외관
- 큼직하고 시원한 느낌의 전자사전
처음 제품을 받아보는 순간 정말 '크다' 라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요즘 같이 주머니속에 기기들을 가지고 다니는 기기들이 많은 세상에 이렇게 크게 만들면 어떻하나 했지만 한편으로는 공부할 때 눈에 잘 들어와서 답답하진 않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게다가 자판이 기존에 보아왔던 사전들과는 다르게 크고 자판처럼 생겨서 마음에 들었다. 본체 크기는 990 x 144.5 x 14.7 mm 에 무게는 250 g 으로서 넓고 얇은 전자사전이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크기가 커서 주머니속에 넣고 다니지는 못하고 손에 들고 다니자니 거의 조그만 다이어리 하나 들고 다니는 기분이었다.
- 커다란 자판
다른건 몰라도 자판의 크기가 커서 정말 편했다. 엄지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도 오타없이 순조롭게 타이핑이 가능하고 독수리 타법도 가능했다. 전자사전을 오래전부터 써보았지만 항상 자판의 크기가 작아서 불만이었다. 최근에 키보드 형태를 그대로 옮긴 듯한 형태의 자판을 가진 전자사전이 출시된 것도 자판에 대한 사용자들의 생각을 적극 반영한 제품이라 볼수 있다. 하지만 너무 두꺼웠고 크기가 큰 것에 비하면 화면이 너무 작았던 것이 아쉬웠던 제품이었다. EV5500 의 경우에는 자판이 큰 만큼 아쉽지 않게 화면 역시 잘 받쳐주고 있다.
EV5500 자판은 좌측 사진처럼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태에 크기는 약 10.5 mm 정도로서 엄지나 검지로 타이핑 하기에 문제가 없다. 우측 사진은 전자사전 시장에서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경쟁사인 S사의 자판 형태인데 약 8mm 정도인데 둥근 형태를 하고 있어 더 작게 느껴지며 검지로 타이핑 하기에는 다소 어색함이 있었다.
- 선명하고 넓은 LCD 화면
5.0 인치의 넓은 LCD 화면과 백라이트 기능은 시원한 화면을 제공하며 어두운 곳에서도 사용이 가능하게 해준다. 사진은 현재 경쟁들인 업체들의 잘나가는 모델들과 화면 비교를 위해 나란이 놓고서 촬영하였는데 역시 EV5500 이 가장 큰 화면을 가지고 있었다. 맨 좌측이 리뷰 중인 카시오 EV5500 모델.
- 153,600 pixel (480 x 320) 의 화면
물론 화면만 크다고해서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화면이 커지더라도 표현할 수 있는 글자수, 즉 도트수가 많아야 작은 글씨를 표현할 수 있고 그래야 많은 글자수를 한화면에 보여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EV5500 의 경우 480 x 320 pixel 의 크기이며 도트는 여타 제품들과 비슷한 수준으로서 한화면에 많은 글씨를 표현할 수 있었다.
- 얇은 두께
슬림(Slim)이 마치 제품의 성공 키워드가 되었듯이 전자사전 업계에도 슬림 열풍이 불려나 보다. 경쟁 업체들의 몇가지 전자사전들과 비교해보았을 때 가장 얇은 두께를 가지고 있다. 두께는 약 14.7 mm.
- AAA 배터리 두개와 절전설계로 130 시간 수명
본체 아래면 뒤쪽에 AAA 배터리 두개를 끼울 수 있고 약 130 시간이라는 긴 사용시간을 가지고 있다. 워낙 긴 시간이라 큰 의미는 없겠지만 핸드폰이나 MP3 처럼 배터리 잔량이 표시되어도 좋았을 것 같다. 열심히 공부하려고 도서관에 가지고 갔는데 배터리가 떨어졌다면 정말 난감할 듯 하나, 그나마 다행인건 매점에서 쉽게 살수 있는 AAA 배터리라는 점이다. 컬러 액정이나 MP3 기능을 하는 전자사전들의 경우 배터리가 너무 금방 닳아서 불편했던 경험이 많았다. EV5500 이 흑백 액정을 채용했다고 해서 기술을 거슬러 간 것이 아닌 사용자의 요구를 잘 받아들여 적극 반영했다고 평하고 싶다.
- 충격에 강한 TOFCOT 강화설계
항상 새로운 제품을 접할 때마나 난감한 것이 새로운 단어의 등장이다. 또 어려운 개념을 가지고 나와서 마케팅 수단으로 써먹는 것은 아닌지. EV5500 에도 TOFCOT(Totally Advanced Force Control Technology) 라는 새로운 단어가 등장했다. 실제 내부를 뜯어 볼 순 없었지만 내부적으로 사이드에 빔을 넣고 알루미늄 합금 패널을 사용하여 본체 자체가 강하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가방에 넣고 다니거나 떨어뜨리거나 해도 액정 보호 프레임이 있고 충격 흡수 구조를 가지고 있어 강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막 던져도 된다는 것은 아니니 조심해서 쓰되 최악의 상황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2. EV5500 의 전자사전 기능
처음 EV5500 을 사용하려고 했을 때 기존의 사전들과는 뭔가 다름을 느꼈다. Instant-On 기능이라고 해야할까. 사전을 열면 사용자가 눈치챌 새도 없이 화면은 켜져있고 입력 대기상태에 있다. 닫거나 따로 전원 버튼을 누르면 전원이 꺼지는 식이다. 사전을 연 상태에서 전원을 껐더라도 닫았다 다시 열면 어느새 켜져서 입력 대기상태에 놓여있다. 좋게 평가하자면 동작인식(?) 이라고 할 수 도 있는데 카시오는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잘 분석 한 것 같다. 실제로 사전을 자주 쓰다보면 열었다 닫었다를 반복하곤 하거나 자동 절전 모드 때문에 자주 꺼지곤 하는데 이렇게 여는 동작만으로 사전을 켤 수 있으니 꽤 편리해진 셈이다.
- 수업생 최적의 14종 사전 수록
타사 전자사전 몇가지 함께 논문 번역에 사용해본 결과 일반 사용자로서 사전의 개수가 그렇게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 단어의 뜻을 특별히 더 많이 알려주는 것도 아니었고 거의 똑같았다. 물론 사전의 개수가 제품을 구매할 때의 기준이 되었던 적도 있었지만, 어떠한 사전이든 몇종을 수록하였든 간에 논문을 번역하고 TOEIC, TOEFL 를 공부하는 범위에서 못찾는 단어나 부족한 점은 없었다. 전자사전은 입력이 쉽고 빠르게 찾아주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기타 사전 중에는 국사부터 수학공식까지 사전이 준비되어 있고 특히 수학공식과 같은 경우에는 그림과 함께 설명이 되고 있어 정말 수험생들에게는 정말 유용한 학습도구가 될것 같다.
[용어사전 종류]
사회, 지리, 윤리, 국사, 세계사, 정치경제, 수학공식, 생물, 화학, 물리, 지구과학
이렇게 수험생 공부를 위한 내용이 총망라되어있다. 이정도면 학부모들에게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 미리보기
미리보기 기능은 위와같이 3 단계 레이아웃으로 구성되며 단어의 내용을 미리 보여주고 있어 편리하게 검색할 수 있다.
1 영역에 단어입력란에 단어를 입력하게 되면
2 영역에 매칭되는 단어들을 목록 형태로 실시간으로 보여주면서
3 영역에 번역된 내용을 보여주게 된다.
최신 전자사전들은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이 사용하는 전자사전 두개를 빌려다가 똑같은 테스트를 해본 결과 실시간으로 검색은 다들 지원하지만 3 영역 부분이 달랐다. 예전의 모델들은 목록에 나온 모든 단어들의 뜻을 한줄 단위로 보여주고 있고 너무 짧게 나와서 한눈에 보기에는 좋았으나 실제 뜻을 보려면 한번더 엔터를 눌러 들어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하자만 EV5500 의 경우에는 화면에 꽉차도록 한 단어의 뜻을 보여주고 있어 한번 더 들어가는 번거로움 없이 볼 수 있었다. 목록에서의 다음 단어를 보려면 아래방향키를 눌러주면 되고 실제로 사용하다니 상당히 편리하고 빠르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이런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정말 사용하기 편리하게끔 되어있다.
- 네이티브 발음 기능 및 문장 발음 기능
EV5500 에는 단순히 기계가 자연스럽게 발음해 주는 발음이 아닌 실제 외국인 발음이 녹음되어 있다. 화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오른쪽에 스피커 아이콘이 있는 것은 네이티브 발음이 녹음되어 있는 것이고 그 이외에는 기계가 발음해 준다.
Si-sa e4u 영한사전에서 중요한 약 11,000 개의 단어와 위기상황 돌파 영어회화에서 약 1,200 예문들, 그리고 홈스테이 유학 영어회화에서 약 1,800 개의 예문에 네이티브 발음이 들어있다. 그동안 단순히 기계음이 발음해 주던 전자사전들은 발음을 참고만 할 뿐이었고 진짜 발음이 아니라 조금 의심쩍었는데, 이렇게 실제 음성이 들어가 있으니 확실한 발음이라 훨씬 더 많이 이용하게 되었다. 이 뛰어는 기능을 독자들에게 들려주고자 실제 EV5500 에서 나오는 발음을 캠코더로 기록한 영상을 올려보았다.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눌러 다른이름으로 저장해서 보는 것을 권장한다. [발음듣기]
- 백라이트
조명이 어두운 곳에서 전자사전을 펴놓고 공부할 일은 적겠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평상시에도 백라이트를 키면 좀더 집중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배터리를 더 필요로 하게 되므로 실제로 키고 쓰는 일은 거의 없으며 사용하는 환경이 집이나 도서실, 연구소와 같이 고정된 환경이라면 더더욱 사용할 일은 줄어든다.
- 문자 크기 변환
3단계로 변환되는 문자의 크기. 가장 작은 크기에선 상당한 분량의 내용을 한 화면에 보여주고 있는데 한화면에 많은 내용을 볼수 있어서 좋으나 글씨가 너무 작고 여러 글자들이 한눈에 들어오다보니 집중력이 떨어지는 듯 했다. 중간 정도의 크기가 일반적으로 사용하기에 적당한 것 같다.
Outro..
리뷰를 마칠 때 쯤에서야 카시오의 깊은 마음으로 조금이나마 읽을 수 있었다. MP3 나 컬러액정 터치 스크린과 같이 최신 유행하는 기능을 따라서 구입 하다보면 또 새로운 기능이 나왔을 때 어제까지만 해도 신형이었던 것이 구형이 된 듯한 기분이 들어버린다. 구형이 된것 같으면 또 다시 신형을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들고 구형은 자꾸 눈에서 멀어지게 되어 버린다. 하지만 이러한 복함 제품에 있어 실제 사용하는 시간의 80% 는 전체 기능의 20% 밖에는 되지 않는다. 카시오는 이 20% 에 집중했던 것이다. 편리하고 제대로된 전자사전은 아무리 시대가 지나더라도 사용하는데 지장이 없다. 아마도 카시오는 장수할 수 있는 진짜 전자사전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선명하고 넓은 화면에 배터리 한두개 만으로 100여시간을 넘나드는 수명을 가지면서도 학습에 최적화된 사전을 내장하며 실제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발음이 내장된 전자사전. 그러나 예전에는 기술력이 부족하고 기반기술이 뒷받침 되어주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스펙을 갖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기술이 발전하였고 드디어 꿈을 실현한 것이다.
시장에는 여러 가지 멀티미디어 기능들이 접목된 제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복합 기능을 내세우다보니 전자사전 본래의 주체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오랜 시간 전자사전의 길을 걸어온 카시오는 자신들의 기술력을 보여주며 전자사전으로서의 새로운 기준을 확립하고자 새로운 도전이 아닌 기존의 것을 확실하게 다시한번 다진 것이다.
"전자사전은 사전다워야 한다"
전자사전은 사전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이것은 아마도 카시오의 정신이었을 것이다.
- 관련링크
엑스워드(http://www.excellent-word.co.kr)
EV5500 제품 페이지(http://www.excellent-word.co.kr/lineup/lineup1.html)
※ 본 리뷰는 산업기술인터넷방송국 엔펀(http://enfun.net)에 기재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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